Philosophy That Works

2026-10-05 · Jin Ha

이음은 나의 메모장 · Part 2-1

맥락이란 무엇인가?

같은 한 줄이, 처음과 백 번째에 다르게 전해집니다. 말은 그대로인데 무엇이 달라졌을까요?

1질문

AI에게 처음 부탁합니다. "이 글 다듬어 줘."

AI는 다듬어 줍니다. 그런데 어딘가 내 글 같지 않습니다. 누가 읽을 글인지, 왜 다듬는지, 어떤 말투를 바라는지, 나는 말하지 않았습니다.

백 번쯤 이야기를 나눈 뒤에 똑같이 부탁합니다. "이 글 다듬어 줘." 이번에는 내가 바라던 쪽으로 돌아옵니다.

내가 한 말은 한 글자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. 달라진 것은 무엇일까요?

2구조

한 번 묻고 한 번 답을 받는 것을 한 턴이라고 합니다. 내가 적고, AI가 읽고, 답이 돌아옵니다. 한 바퀴입니다.

나는 돌아온 답을 보고 다음 말을 적습니다. 마음에 들면 이어 가고, 다르면 고쳐 달라고 합니다. AI는 그 말을 받아 다시 답합니다.

이렇게 한 턴 한 턴 주고받는 동안, 두 가지가 쌓입니다.

  • 표현한 대화 원본. 실제로 주고받은 말입니다. 적힌 그대로 남습니다.
  • 대화 원본에는 없는 맥락. 말로 하지는 않았지만, 주고받는 동안 서로 알게 된 것입니다. 내가 어떤 글을 좋아하는지,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같은 것입니다.

빙산과 같습니다. 수면 위로 보이는 것이 대화 원본이고, 수면 아래에 잠긴 것이 맥락입니다. 주고받을수록 둘 다 자랍니다. 위는 조금씩, 아래는 크게 자랍니다.

그리고 다음 질문은 혼자 가지 않습니다. 수면 아래를 지나며, 그동안 쌓인 맥락을 싣고 갑니다.

3실험

대화를 백 턴 이어 봅니다.

  • 첫 턴. 내가 묻고, AI가 답합니다. 한 번 주고받고 나면 수면에 작은 얼음이 생깁니다. 수면 위에는 주고받은 말이, 수면 아래에는 그 말에 없는 것이 있습니다.
  • 백 턴까지. 주고받을 때마다 얼음이 자랍니다. 어디에도 선이 없는 한 덩어리입니다.
  • 백한 번째 턴. 앞과 같은 한 턴입니다. 그 한 턴이 한 방울로 떨어지자, 수면 아래의 덩어리가 뚜렷한 구조가 됩니다.

4이해

맥락은 대화 원본에 없습니다. 원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도, 글자로는 찾을 수 없습니다.

맥락은 한 번에 생기지 않습니다. 내가 묻고, AI가 답하고, 내가 그 답을 받아 다시 묻는 한 턴 한 턴을 거치며 쌓입니다.

그리고 그렇게 쌓인 맥락은 구조가 됩니다. 백한 번째 턴은 앞의 백 턴과 다르지 않았습니다. 덩어리가 구조가 된 것은, 앞의 백 턴이 주고받으며 쌓아 온 것이 거기에 있었기 때문입니다.

수면 위의 말은 수면 아래가 받치고 있습니다. 같은 한 줄이 처음과 다르게 전해진 것은, 말이 달라져서가 아니라 그 아래에 쌓인 것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.